이솝의 인테리어
이솝은 매장을 낼 때 처음 입지 선정부터 시공까지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걸린다고 한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의 매장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그 이면에는 매장이 들어설 지역의 색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있다.
지역별 인테리어 특징
해당 지역의 환경, 역사, 기후 등 지역맞춤으로 디자인한다. 거기에 디자이너와 많은 의사소통을 통해 매장에서 고객의 동산, 수납장의 갯수, 싱크대의 위치까지 협의한 후 시공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솝 부잔 매장은 푸른 바다를 떠오르게 하는 청기와로 진열대를 만들었고, 제주 매장은 해녀의 잠수복을 재활용해 창문을 만들었다. 부산 매장 인테리어에 사용된 300여개의 기왓장은 오래된 주택, 절, 관공서 건물에서 수거해 가공했다고 한다. 이 과정 또한 좋은 스토리로 만들어지니 일석이조다.
그 주변 지역 잠재 고객들의 유형이나 선호 사항들도 고려해 디자인을 한 후, 오픈 1개월 후에 피드백을 받는다. 부족하거나 생각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시공하기도 한다. 본사에서 매장 컨셉을 정한 뒤에 일괄적으로 매장들에게 적용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와 달리 이솝은 그 지역 지사에서 디자인을 주도하도록 한다.
프랑스 파리 매장은 파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강철 배관 파이프를 선반으로 사용, 독일 베를린 매장은 자연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녹색 팔레트와 식물들을 사용했다. 서울 가로수길 매장에는 한국의 옛 건축물과 도구들에 많이 사용되었던 화강석으로 카운터와 싱크대를 꾸몄다. 미국의 LA매장은 캘리포니아의 전형적인 교외 모습인 뒷마당 수영장을 모티브로 인테리어 했다.
이솝의 철학
이솝의 프로모션은 공격적이지 않은데, 이솝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라고 한다. 폐비닐으로 화병을 만들고, 버려지는 나뭇가지로 설치물을 전시하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B급 견과류로 파이를 만들고, 버려지는 오렌지 껍질로 튀일을 만들어 캠페인을 하기도한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스스로 '브랜드 가치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솝의 브랜드 가치에 맞는 삶이란 '지속 가능한 일상'을 지키는 삶이다. 성수동 매장 인테리어에 사용한 목재는 모두 철거 건물이나 절의 나무를 재활용했다. 또 이솝의 모든 화장품 병이나 봉투, 패키징은 재활용된 재료로 만들어진다. 재활용 종이로 만든 박스를 사용하며, 여러 번, 그리고 많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헝겊 파우치를 제공한다.
이솝 코리아의 성공
호주에서 설립된 이솝은 한국에 진출하여 고급 어메니티 전략을 사용해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실용성이나 기능이 아닌 '감성'을 건드린 마케팅이 주효했다. 인지도가 어느 정도 쌓였을 타이밍에 카카오 선물하기에 입점했고, 선물하기에 좋은 제품들만을 판매했다. 그 결과 대중에게 이솝은 선물하기 좋은, 어느 정도 고급스러운 감성적인 아이템이 되었고, 기존 핸드크림 업계의 강자들을 제치고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솝 본사로부터 이어지는 철학은 지속 가능한 삶이고, 매장을 입점할 때에는 그 지역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하며, 고객과의 대화법부터 매장 운영 원칙까지 엄격히 교육되고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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